본문 바로가기

미션파서블/개인 미션

10월 미션 - [열 세번째 아이] - 2075년에 살고 있는 시우에게

2075년에 살고 있는 시우에게

( 열 세번째 아이 )

 

탕정초등학교 5학년 김한겸

 

 안녕? 2006년에 태어났고 2017년 현재 12살이 된 김한겸이라고 해. 네가 살고 있는 2075년보다 58년 전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참 옛날 사람 같다. 너는 나의 손자뻘이겠는 걸? 오늘 네가 등장하는 열 세 번 째 아이라는 책을 읽었어. 덕분에 미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지. 13번째 맞춤형 아이 시우였어. 난 더 이상 네게 13번째라는 숫자이름을 붙이고 싶지 않아. 왠지 ~번째 라는 숫자로 사람을 부른다는 것은 네가 처음 레오를 대하는 것처럼 그저 거리를 둔 관계처럼 느껴져.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관심 있다는 의미인거 같아. 시우야! 난 너를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뻐.

 

 나도 가끔 너처럼 맞춤형 인간이 되고 싶은 생각도 했었어. 시험보고 왔을 때 엄마의 깊은 한 숨과 넌 누구 닮았니?”라는 내가 절대 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할 때면 내가 엄청 똑똑하고 시험은 무조건 백점, 창의력은 팡팡, 운동이든 그림이든 뭐든지 척척 잘할 수 있는 만능맨이라면 엄마가 활짝 웃으시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거든. 하지만 너를 보며 맞춤형 인간이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아빠가 누군지 알 수 없다는 것은 내가 정말 누군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될 거 같아. 가끔 엄마 아빠가 내게 무리한 요구를 할 때면 (하루 종일 재미없는 수학 문제집을 하루 종일 풀게 한다던가? 영어 단어를 30개를 완벽하게 외울 때까지 잠을 안재운다던가) 난 왜 태어났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하고 고민할 때가 있어. 사람은 어떻게 태어나게 됐고, 지금 내가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꼭 필요한 고민인거 같아. 하지만 너는 엄마의 통제 때문에 어떠한 고민도 하지 않고 그저 만들어진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생각만 해도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좁은 상자 속에 갇힌 듯 답답하고 힘들거 같아. 더군다나 나에 대한 고민, 다양한 감정들에 대한 갈등 등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약물로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거 같아. 결국 엄마의 인형이 되는 거잖아. 맞춤형 인간에 대한 너무 큰 단점을 알게 되니 너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어느새 싸악 사라졌지. 미안하게도 난 너를 보면서 내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내 마음을 말로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가를 느낄 수 있었어.

 

 넌 너무나 색다른 로봇을 가지고 있더라 감정을 아는 로봇이라니 너무 멋진 것 같같았어. 나도 너처럼 많은 로봇을 갖고 싶었어. 왜냐하면 내가 하기 싫은 일들을 로봇이 해줄테니 편해질 거 같아서였지. 사실 나는 너보다 레오가 더 인간 같다는 생각을 했어. 너에게 무시당하고 외면 받으면서 다양한 두려움과 외로움 서러움들을 느끼는 모습을 보니 인간다움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지. 하지만 감정로봇은 사용 안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 왜냐하면 감정로봇이 내게 반항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정말 인간을 지배하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거 같아. 알파고처럼 감정을 딥런닝 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에 대한 지배욕구도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나는 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네가 강아지와 시아의 감정칩을 없애는 장면에서 너무 슬프고 무서웠어. 나의 지문 인식에 살아 움직이던 것이 못 움직이기 되는 것 즉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살인행동은 아닐까? 로봇이니까 괜찮은 것일까? 하며 많은 고민이 되었지. 진짜 얼마 후면 다양한 로봇들을 만나게 될 텐데 로봇의 권리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네가 감정을 느껴가는 장면은 참 감동적이었어. 계속 레오와 도망치며 느낀 감정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이제 네 인생은 네꺼야! 네가 선택하고 결정했으면 좋겠어. 넌 소중하고 너만의 멋진 인생이 있으니까!

나도 엄마아빠가 시키는 인생이 아닌 나만의 인생을 살거야. 아주 멋지게! 우리 사는 시대는 다르지만 나만의 멋진 인생을 살며 서로 응원하자! 안녕!

2017년 1031

시우를 만나서 너무나 기쁜 한겸이가